치유의 공간, 게슈탈트 하일렌

Low-energy house

로우에너지하우스는 독일식 패시브하우스의 기술을 적용하면서 바닥난방에 익숙한 한국의 실정을 고려해서 난방부하 기준을 조금 낮춘 실용적인 에너지절약형 모델이다.

주거와 근린생활시설이 복합된 건물을 계획하는 경우 전체를 패시브하우스로 계획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기에 주거부분만 패시브하우스의 개념을 적용하다보면 두 가지의 용도가 만나는 바닥 또는 벽체에서 단열시스템의 차이로 인한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조인트 부분의 적절한 단열계획과 함께 난방부하 목표를 조정한 결과 로우에너지하우스가 대안으로 결정되었다.

남양주시의 겨울철 기후는 종종 강원도와 비교될 정도로 춥고 눈이 많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이 남양주 천마산에 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에너지절약형설계는 가까운 미래의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더 많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GESTALT HEILEN, 치유의 공간

시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 위치하며 게슈탈트 심리학(Gestalt psychology)에서 유래한 심리상담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 및 교육시설이다. 이를 위해 30~35명 정도를 수용하는 1박2일 이상의 입소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설계되었으며, 유사한 시설로는 기업이나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연수원 등이 있다. 심리상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위취득 후 지속적인 전문가과정의 이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전문시설의 필요에 의해 계획되었다.

시설은 크게 지하층과 지상층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주/야간으로 시간대를 분리하여 운영된다. 따라서 건물의 설비는 동시운영의 경우를 제한적으로 고려하였다. 지하 1층은 주로 주간 프로그램에 의해 운영되며, 사무실, 상담실, 세미나실, 교육장, 식당, 지원시설 등으로 구성되고 대지의 경사를 이용해서 외부와 직접 연결된다. 지상 1,2층은 주간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숙소로 이용되며, 각 동의 1층에서 외부데크로 직접 연결된다.

심리상담을 위한 시설로써 설계의 주안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하공간을 활용해서 외부에 드러나는 볼륨을 최소화하고 지상동의 매스는 분리시켜 위압감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또한 내부는 집과 같은 편안함을 주기 위해 주거공간에 익숙한 재료의 색감과 실의 치수들을 사용하였다.

건축적 유희, 유희적 건축

게슈탈트하일렌은 사용자에게 안락함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시설이며, 동시에 유희적 체험을 선사하는 시적(은유적) 공간이다.

건축물의 구성을 이루는 지하와 지상의 매스(덩어리)는 강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지하층의 덩어리는 거친 질감과 쌓기 방식을 통해 대지에 기반한 구축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면, 인공지반(데크)위에 얹혀진 지상의 두 매스는 효율적 측면에서 합리성을 추구하였다. (무의식:의식)

숙소동으로 사용되는 지상층의 두 매스는 같은 유전자(동일한 UNIT)를 공유하지만 구성방식의 차이를 통해 이질적인 내부공간을 가진다. 전면부 밝은 색상의 숙소동은 공용부 보이드(VOID)를 통해 우연적 소통구조를 가지지만, 후면부 수직루버를 가진 백색의 숙소동은 방의 구조를 가진 공용부를 통해 의식적 소통구조를 가지며 프라이버시를 더 강조한다. (감성:이성)

지하층은 중세수도원의 회랑 같은 ‘ㄷ’자 복도로 둘러 쌓인 마당(중정)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시작-중간-끝에 해당하는 방에는 창에 면해서 지하정원(썬큰정원)을 두어 내/외부가 함께 반응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는 창을 통해 내/외부의 방이 중첩되면서 표정이 더 풍부해지기를 의도하는 방식이다. 반면 지상층의 창은 외부를 바라보는 시각적인 틀로 사용되며 공간적 재미를 더하는 연속적 경험을 의도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의미:지각)